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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와 직업

공무원 퇴사하고 엄마로 살기-2

by 빛나는 세상 2022. 11. 17.

공무원 퇴사
퇴사이후 이야기

시간이 참 빠릅니다.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힘들어했는데 그만두고도 벌써 2년이나 지났습니다.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2년입니다. 그동안 저는 엄마로 지내면서 아이들의 학업을 돌보고 끼니를 챙기고 대부분 아이들의 스케줄을 따라가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다 보냈답니다. 

퇴사 이후의 삶

퇴사의 불똥이 어디로

퇴사를 하고 집에 있으니까 아이들 교육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지 않겠어요? 이제 중학생이 되는 저희 아들의 수학을 맡아 가르치느라 저도 고생 아이도 고생을 많이 하였답니다. 초등학교 5학년 교육과정부터 난이도가 많이 올라가는데 최상위 문제집까지 한 문제도 안 놓치고 다 짚고 넘어가려는 빡빡한 엄마 눈높이에 아이가 많이 버거워했습니다. 공부는 엄마랑 하면 안 된다고 주변에서 수도 없이 말해도 우리 아이랑 저랑은 다를 거라며 열심히도 가르쳤습니다. 자는 시간은 새벽 1시 늦으면 2시.. 하면 할수록 계산도 풀이도 익숙해져야 하는데 하는 시간은 줄지를 않더라고요. 

제가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아이에게 올인할 게 아니라 아이는 나름대로 크도록 지켜봐 주고 응원만 해줘도 될 것을 옆에서 너무 많이 잔소리를 했나 봅니다. 내려놓기를 해야 하는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아이가 지쳐가는 모습에 최근에야 아이의 공부를 많이 내려놨습니다. 퇴사까지 했는데 아이 교육은 제대로 시켜야지! 했다가 한방 맞은 격입니다. 

 

저는 집안일과 아이들 교육 말고는 저를 위한 시간은 거의 없이 보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많이 그러기는 하지만 그렇게 일 년여를 보낸 뒤에야 제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사실 퇴사는 가족과 상의된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제가 너무 답답해서 직장 퇴사를 늘 원하긴 했지만 그 시기와 방법에 있어서는 신랑이랑 상의를 했었야 했는데 아이들 아빠는 자신이 없었나 봅니다. 그리고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겠지요. 외벌이 직장인이 얼마나 고된지 모르는 바가 아니니까요. 그렇게 지르듯이 멋대로 퇴사를 했으니 저는 저 나름대로 집에서 제가 꼭 있어야 할 당위성이 필요했나 봅니다.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아이를 밤낮으로 붙들고 있었는지도요.

 

이직을 해볼까?

지난여름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퇴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전직 컨설팅을 한다고요. 사실 그간 나라일터라던가 잡코리아 이런 사이트들을 슬쩍 들어가 본적이 한두 번 있습니다. 그런데 직장일은 암만해도 내키지를 않더라고요. 공공기관 근무도 내가 싫어서 나온 공간에 다시 들어간다는 게 별로고 (물론 취직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요.) 특별한 기술을 배워서 취직을 할래도 배우는 과정이 뭔가 탐탁지가 않았어요. 그러는 와중에 전직 컨설팅을 해준다니 궁금해서 서울 영등포에 JM커리어라는 곳을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때 지금 나의 상황,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직업 선호도 검사 등을 통해 저를 조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 번에 걸친 상담과 직업 교육 안내 등을 수시로 해주었고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제 나이가 약간 전직 컨설팅 대상 타깃에 조금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대부분 정년 퇴직자분들이셨고 저는 아직 한참 어린 퇴직자라 중장년 혹은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교육들이 많아서 그 점은 조금 아쉬웠지요.

 

평범하지만 가치 있는 일상

그때를 시작으로 저는 가족의 조력자로서의 비중을 줄이고 나 자신을 채워나가기로 결심을 합니다. 책 구독 서비스도 신청해서 책도 많이 읽고, 영어 필사도 하고, 클래스 101에서 수업도 많이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세상들을 간접 체험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운동은 뭐 퇴사할 무렵부터 꾸준히 계속하고 있습니다. 필라테스, 복싱, 트램펄린, 다이어트 댄스, 배드민턴 등을 전전하다가 다이어트 댄스에 정착해서 꾸준히 하고 있는데 댄스가 적성에 참 잘 맞습니다. 꾸준히 운동한 덕분에 탄탄한 팔다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럼 제가 내려놓은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음... 제가 내려놓아도 아무 문제없더라고요. 학원 잘 다니고 숙제 완벽하진 않지만 해가려고 하고 단어도 꾸준히 외우고 이만하면 되지 않겠나요. 저희 집 둘째는 저학년이라 공부 스트레스는 안 주려고 노력 중인데 둘째는 워낙 지는 걸 싫어해서 말 안 해도 지독하게 하는 타입이라 그다지 신경을 안 씁니다. 다만 아직 아기 같아서 2년째 하굣길에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의 없이 한 퇴사였지만 신랑은 그동안 수고했다. 잘했다.라고 해주었지요. 그간 신랑도 용기가 없어서 쉽게 퇴사하라고 말하진 못했지만 제가 힘들어하는 것을 모두 다 알고 있었거든요. 제가 20살에 만나 28살에 결혼했고 그러고도 10년도 넘게 살았는데 모르겠나요. 

 

둘이 벌다 혼자 벌면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저 직장 다닐 때 아이들 돌봐주신 친정엄마에게 돈 드리느라고 제 월급은 사실 남는 돈도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둘이 벌다 혼자 벌어도 크게 가계 재정에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버는 것보다 쓰는 게 중요하잖아요. 지금보다 앞으로가 아이들 교육비가 훨씬 더 많이 들겠지만 신랑이 잘해주고 있으니 믿고 갑니다. 

 

저희 가족들은 정서적인 안정 상태입니다. 누구라도 아프지 않기만을 바랄 뿐. 비록 예전처럼 일 년에 대여섯 번씩 해외여행은 못 가겠지만 그리고 진짜 하루하루 거의 같은 일상이라 조금 시시하긴 해도 아등바등 직장에 매여서 내 삶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채 살았었는데 지금은 편안합니다. 그리고 가족들한테 감사하고요. 

 

 

 

30대 말 공무원 퇴사하고 엄마로 살기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해 다음과 관련한 서비스가 멈추었고 이로 인해 카카오톡, 카카오 뱅크, 카카오 페이, 카카오 T, 카카오 바이크 등 평소에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던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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