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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취미생활

건담 프라모델 등급

by 빛나는 세상 2022. 9. 19.

건담프라모델
조립 체험키트 속 퍼스트건담

저희 큰 아이의 내적인 취미생활은 건담 프라모델, 줄여서 건프라입니다. 외적인 취미생활은 자전거 타기입니다. 자전거와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번에 한번 써볼게요. 왜 내적인 취미생활이냐고 표현했냐면 어디 가서 취미를 취미라고 말을 못 하는 게 아이 말로는 본인이 뭔가 덕후 같아서 창피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일본 제품이라 조금 부끄럽다고도 하고요. 아카데미과학에서 나온 다른 조립 키트들도 많이 만들었지만 초등 저학년 때부터 계속 유지해온 조립장난감은 건프라뿐입니다. 어른들도 많이 수집하는 장난감이지요. 박스 뒷면 스티커에는 15세 이상 성인용 장난감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희 아이는 만들고 갖고 노느라 팔다리 없어지고 하반신 없어지고 해서 한가득 갖다 버리고 또 만들고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최신 키트들은 관절이 딱딱 잘 맞게 나오는데 예전에 만들어진 키트들은 건담이 막 흘러내리고 헐겁고 만들다가 화병 걸릴 제품들도 많아요. 아래 사진 세장이 그때는 있었으나 지금은 없는 건프라들이지요. 

퍼스트건담
건담의 조상 퍼스트건담과 건담 마크2
유니콘건담
HGUC 유니콘건담
건프라
사자비를 비롯한 건담 떼샷

주 구매처는 반다이남코 홈페이지, 네이버 반다이몰이구요. 건담 베이스 매장은 근처에는 없어서 딱 한번 코엑스점을 가보긴 했습니다. 이야기 안 하고 몰래 데려갔었는데 그때의 흥분도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건프라 외에도 귀여운 프라모델들이 많습니다. 큰아이 프라모델 사면서 작은아이한테 사준것들이에요.

캐릭터 프라모델
귀여운 프라모델들

오늘은 건프라 첫 글을 올리니 만큼 건프라 등급에 대해 알아보기로 합니다. 맨 처음 건프라를 알게 된 것은 또봇이나 카봇, 파워레인저 등에 시시할 무렵 왕머리 건담을 만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SD건담입니다. 3등신 정도 되는 귀여운 어린이 장난감스러운 외형을 하고 있고 가격대도 만원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창 만들 때는 SD는 시시해하더니 요즘은 SD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좋아하더라고요. 그 매력이 대체 뭐지요?

1. HG

대형 마트에서 진열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입문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HG(high grade)가 있습니다. 1/144 사이즈로 대략 한 12-13cm 정도의 신장을 갖고 있습니다. 부품수가 적고 조립도 쉬워서 아이들이 조립하기에 어렵지 않습니다. 모르시는 분들 계실까 말씀드리는데 건담은 런너(부품판)에서 부품이 똑똑 잘 떨어집니다. 니퍼나 칼로 가장자리를 정리해주면 더 깔끔하긴 하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볼만합니다. 접착제가 필요 없습니다. 관절 구성이 단순하고 어린이들이 가지고 놀다가 플라스틱 관절이 마모되면 헐거워지지만 가지고 놀려고 사는 거일 테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금액도 처음에 살 때는 로봇인데 싸네 싶은 느낌으로 1만 원대가 주를 이룹니다.

2. RG

다음은 RG(real grade) 등급입니다. HG와 동일하게 1/144 사이즈입니다. 내부 뼈대가 견고하고 색 분할이 잘 되어있고 관절 파츠가 많아서 포즈 잡는 재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선호하는 등급입니다. 다음에 말씀드릴 MG와 비슷한 색 분할과 디테일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MG는 크기가 커서 그런지 메카니컬 한 느낌이 덜한 것 같습니다. 사자비 같은 애초에 웅장한 캐릭터들은 MG가 좋긴 하지만 내가 최첨단 로봇을 만들고 있다!라는 느낌은 RG가 더 좋습니다. 이때부터는 액션 베이스를 함께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액션 베이스는 로봇 거치대로 로봇을 지지해주고 포즈를 잡을 수 있게 합니다. 공중동작이 가능해서 다양한 액션신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가격대는 3만 원 대가 많습니다. 건담 베이스 가격이 정가에 가깝고 마트 가격은 조금 비쌉니다. 하이뉴 건담이나 사자비처럼 마트가 4만 원 5만 원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3. MG

MG등급 기체들은 최근에도 한정판 발바토스나 벤시노른을 구매하였습니다만 최근에 나온 에코프라 한정판인 까만 발바토스는 매력이 뿜 뿜 하였지만 출시된 지 오래된 벤시노른은 글쎄요. 소재도 부실해 보였고 전체적인 디테일이 마음에 안 들었던, 엄마 입장에서는 별로 안 예뻤던 기억이 나네요.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MG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크기와 기믹의 균형이 잘 맞는 그런 등급입니다. 일단 1/100 사이즈로 18cm 정도로 크기가 큽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너무 좋아하겠지요. 큰 건담 좋아하는 친구들은 메가 사이즈 건담이 나오기는 합니다. 퍼스트 건담, 유니콘 건담, 자쿠 이런 아이들이 나옵니다. 세련된 이미지라기보다는 큰 사이즈에서 오는 만족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조립 난이도는 RG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크다 보니 조금 더 수월한 면이 있습니다.

4. PG

PG(perfec grade) 말 그대로 퍼펙트 그레이드입니다. 건담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인데요. 크기가 1/60 사이즈로 30cm 정도이고 가격도 30만 원 정도 하는 게 많네요. 가격이 너무 비싸서 한 번도 사본 적이 없습니다. 이건 니가 성인이 됐을때 만들어라 엄마는 조립 장난감 하나에 이렇게 비싼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없다고 딱 못박았습니다. 그런데 궁금하긴 합니다. 코엑스 건담 엑스포 갔을때 200만원하는 사자비를 본적이 있는데 한번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멋지긴 하더라고요. 이건 부품 수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된 후 직접 본인의 돈으로 진정한 취미생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무등급, 엔트리 그레이드, 메가 건담 등 다양한 제품군이 있으나 대표적인 등급만 말씀을 드렸습니다. 

 

건프라는 재미있고 만들어 놓으면 뿌듯하기도 합니다. 손맛 있는 제품을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지요. 아이에게 사주고 나서 밤늦도록 공부도 안 하고 자기 할일도 안하고 건프라 조립만 하고 있는 걸 보면 속에서 화가 올라옵니다. 그래서 아주 가끔씩만 사주려고 합니다만 지금도 대기하고 있는 건프라 박스가 여러 개 있네요. 제가 아빠도 아니고 엄마인데 건담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은근히 많습니다. 옆에서 하도 이야기를 해서... 그래도 아이가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좋아하니 함께 좋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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