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천광역시에서 주최하는 2022 인천 반려동물 문화축제인 '펫투게더'라는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펫 페어가 열릴 때는 주차할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오늘은 정말 한산하더라고요. 그럴만하게 행사 내용도 약간 단출한 감이 있었습니다. 판매부스를 함께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게다가 홍보 부족인지 오늘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컨벤시아에 방문했다가 행사 사실을 알게 되었을 정도였답니다. 웬만한 내실 있는 행사 아니고서야 강아지를 정말 사랑하는 반려인이더라도 날씨가 1년 중 최고로 좋은 10월의 가을 주말을 컨벤시아 행사에 참여하면서 보내기는 아쉬운 것이죠. 반려동물 문화축제를 둘러보다가 행사 부스 중 인천 길고양이 협회에서 길고양이에 관한 정보를 안내하는 것을 보았고 그 내용이 인상 깊었기에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사람과 고양이의 공존
길고양이는 생태계의 일원이자 방역 보안관으로 우리가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 대상입니다.
1) 고양이와 쥐
고양이는 쥐와 전염병으로부터 사람들을 안전하게 합니다. 유행성 출혈열, 페스트, 쯔쯔가무시 등의 질병을 옮기는 쥐는 번식력도 왕성하여 1년에 최대 460마리까지 새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쥐와 천적인 고양이의 존재가 우리가 쥐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큰 보템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쥐는 고양이의 소변 냄새를 본능적으로 두려워하고 고양이 소변의 펠리닌(L-Felinine)은 암컷 쥐의 임신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2) 영역 동물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고 고양이의 생활터전은 반경 2km 이내입니다. 성묘가 되면 어미를 떠나 각자의 영역을 만들어서 지내고 다른 고양이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도 합니다. 영국의 동물학자 로저 테이버의 진공 이론에 따르면 영역 동물인 고양이를 무차별적으로 포획하고 살처분할 경우 빈 영역에 새로운 고양이들이 들어와 또 번식하게 되므로 살처분하기 전과 비슷해지거나 더 늘어난다고 합니다.
3) 고양이의 공격성
고양이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성격이 조심스러워 상대가 위협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먼저 공격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길고양이의 공격을 받은 사례는 굉장히 소수입니다. 반려견과 함께 고앙이에게 다가간다거나 하는 경우입니다.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다가 할큄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친다면 대부분 서로 제 갈길 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4) 고양이 TNR 사업
귀가 잘린 고양이를 보신 적이 있나요? 귀가 잘려있는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이 완료된 고양이의 표식입니다. 고양이 중성화 사업 실시 요령(농림축산식품부 고시 제2021-88호. 2021.11.30.)에 의해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TNR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Trap(포획)-Neuter(중성화)-Return(방사)의 약자입니다. 중성화 수술을 시켜 원래의 자리에 방사하는 국제적으로 검증받은 길고양이 관리방법입니다. 고양이 중성화 수술로 인해 개체수의 증가를 막으며 영역다툼과 발정기 울음소리로 인한 소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 고양이 중성화 사업의 표준지침
인천광역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의 표준지침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다른 자치단체의 사업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업은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3조(구조·보호조치 제외 동물), 인천광역시 동물보호와 관리에 관한 조례 제15조(길고양이의 관리 등), 고양이 중성화 사업 실시 요령(농림축산식품부 고시 제2021-88호, 2021.11.30.)호에 의거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3조 ①항에 의거하면 고양이는 구조하거나 보호조치를 시행해야 하는 동물이 아닙니다. 대신 개체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를 하여 다시 방사하는 등의 조치 대상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에서 길고양이란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하여 살아가는 고양이를 말합니다. 길고양이의 중성화는 암컷은 난소 자궁적출술, 수컷은 고환 적출술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상은 2kg 이상 중성화되지 않은 길고양이로 임신하거나 출산을 하여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고양이를 말합니다.
TNR의 단계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포획 전 10-12시간 전부터 먹이주기를 중단하여 포획틀로 유인작업을 할 때 먹이 반응이 좋을 수 있도록 합니다. 포획틀을 설치하고 냄새가 강한 미끼로 유인하여 고양이를 포획합니다. 그리고 포획동물을 확인하여 대상에 적합한 고양이인지를 점검합니다. 중성화 대상이 아닐 경우 즉시 방사합니다. 고양이를 동물병원에 인계하여 수의사의 판단에 의해 중성화 여부를 결정합니다. 중성화 수술을 하고 회복과 관련한 후속 조치를 한 뒤 포획장소에 방사합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정보를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재하여 관리합니다.
5) 길고양이의 수명
길고양이의 생명은 길지 않습니다. 한 번에 4-5마리의 새끼를 출산하는데 그 고양이가 길에서 태어났다면 성묘까지 살아남는 개체는 단 한 마리라고 합니다. 단 10% 정도 생존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영양부족과 전염병으로 2개월 이내에 사망합니다. 살아남은 한 마리의 수명도 길어야 2-3년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저는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성묘까지 자라지도 못할뿐더러 그 개체도 2-3년이라니.. 길에서 보이는 고양이들의 삶이 굉장히 측은해 보였습니다.
오늘 행사에서는 유기묘 유기견 입양 홍보를 위해 여러 마리의 동물들이 예쁜 옷을 차려입고 앞에 나와있었습니다. 딱히 애교를 부리지도, 사람에게 텃세를 부리지도 않고 얌전한 모습이 더 안타까워 보였습니다. 그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반려동물들이 좋은 주인 만나서 편안한 환경에서 아프지 않고 제 몫의 삶을 살다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존의 펫 페어는 반려동물과 관련한 개인의 소비활동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 인천광역시의 펫 투게더 행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문화행사로 강아지의 산책, 생활 속 문제행동 개선, 반려인들의 반려 지식 제고, 인식 개선 측면에서 유익한 행사였습니다. 유기견과 길고양이들의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더 가치가 있었습니다. 내용 측면에서 좀 더 내실 있게 구성하여 더 많은 반려인들이 찾는 행복한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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